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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3월, '엄마 부적응기' 탈출하기 위한 플랜 코칭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08.03.17
첨부파일0
추천수
0
조회수
1547
내용
 

                  3월, ‘엄마 부적응기’탈출하기 위한 플랜 코칭

 

‘뚜뚜뚜···.’ 지민이 엄마는 오늘도 통화 중, 성호 엄마 역시 마찬가지.

“밖이지. 성호 반 엄마들 만나고 있어.” 집 전화를 하면 십중팔구 통화 중 혹은 부재중인 성호 엄마를 만나기란 하늘의 별 따기만큼 어렵다. 늘 바쁜 희영이 엄마도 “연애 시절에도 없이 지낸 휴대폰이건만 아이 입학 후론 절실하다”며 가쁜 숨을 몰아쉰다.


  이 세 엄마에겐 공통점이 있다. 아이가 학교에 들어가면서 생활도 분주해지고, 인맥도 넓어진 주인공들. 또 하나의 공감대를 찾자면, 학부모가 된다는 건 여풍 거센회사에 입사한 때만큼이나 유연한 처세술이 필요하단 걸 부적응 속에서 깨우친 주인공들이다.


  3월, 해마다 이맘때면‘초등학교 입학 준비’에 대하여 여러 가지 정보들이 있겠지만, 정작 걱정이 되는 건 아이를 중심으로 낯선 엄마들과 얽히면서 나타날 미묘한 유대관계다. 아이 학교를 생활의 구심점으로 삼고 싶지 않음은 물론, 이해관계를 위해 엄마들과 친한 척(?)할 숫기도 없는 그녀.‘아웃사이더 맘’이라 불릴 정도인 그가 학부모 카운트다운을 앞두고 상처 받지 않을 처세술 챙기기에 돌입했다.


♣ 집은 가까워도 관계의 거리는 멀리하라

  죽마고우인 예은이 엄마 왈, 아웃사이더 맘은 학부모 생활을‘쿨’하게 하기엔 열악한 조건을 두루 갖췄단다. 아파트 동마다‘다닥다닥’붙어 있지, 외동딸 친구 붙여주려면 밀착 교류가 필수지, 앞뒤 동으로 또래 친구가 6명. 여태껏 천혜의 양육조건으로 누렸던 것들 때문에 왜 골치 아플 날이 온다는 건지, 체험에서 우러난 그녀의 예견은 다음과 같다.

“아무래도 엄마들끼리 자주 부딪히게 마련이야. 그럼‘누가 상 받았네’,‘너희 딸 어쨌네’라는 말들이 다 흘러 들어오거든, 차라리 안보고, 모르면 속 편할 얘기가 저절로 들린단 말이야”그런 말의 속성은 은근히 비교와 경쟁에 불을 지르는 것이기에‘소신’을‘소외감’으로 바꿔버린다는 것.

  초등학생 자녀 둘을 둔 서연이 엄마는“집은 가깝더라도 관계의 거리는 멀리하라”고 강조한다. 특히 학년 초 경계하고 탐색하는 기간이 꽤 긴데, 이 긴장감을 끝까지 늦춰서는 안 된다고. 학교 엄마들이라는 게 이웃사촌으로 의지해도 될 것 같지만, 제 아이한테 도움이 안 된다고 판단하면 이전의 유대마저 유지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무서운 말도 들었다. 세상에서 인간관계가 제일 힘들다는 아웃사이더 맘, 지금까지 마음 펴준 엄마들만은 그러지 않길 바라고 또 바랄 뿐이다.



♣ 선생님 뒷얘기, 아이 약점 등 자나 깨나 말조심

  서연이 엄마말을 듣고 나니 푸념조차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학급 일을 함께 하던 엄마에게 넋두리하듯 푼 선생님 뒷담화(?)가 선생님 귀로 즉각 들어간 사건이 있었다니···.

그 후로 그 엄마와 한랭전선이 형성됨은 물론 선생님을 볼 낯도, 임원 엄마들과 마주하는 일도 어색해졌단다.

특히 여기저기 아이 약점을 털어 놓는 건 아이한테 선입관을 안기는 것은 물론, 엄마한테도  상처로 돌아올 수 있다고 한다. 이 조언 효과를 톡톡히 본 승주 엄마의 얘기다.

  “학원가길 싫어해 한 군데도 안 보내니‘노는 애’로 보이기 십상인데,‘엄마표 공부’와‘체험 학습’에 열심이라는 얘기를 자주 해뒀지. 덕분에 선생님도 승주는 엄마 관심이 충분히 보이는 아이라는 평가를 해주더라고.”

  그렇다고 지나친 아이 자랑은 금물이란다. 선생님은 아이의 모든 것을 알고 있으니 말이다. 친구 집을 돌며 놀아 “방치된 둘째”로 불리던 연수가 두어 달 만에 ‘모범생’으로 입지를 확고히 한 비결도 비슷하다. 학기 초 엄마들을 집으로 불러 거실 서재 가득한 책을  보여준 것. 학원행아이와 차별화되면서‘소신 엄마’로 이미지가 업됐다는 후문이다.


♣ 학교 행차용 패션&매너는 따로 있다?!

  주형이 엄마는 학교 모임에 가기 전날이면 선배 학부모인 여동생 집에 꼭 들른다. 그곳에 너무 튀지 않는, 그렇다고 초라해 보이지도 않는 패션이‘풀 코디’되어 있다. 너무 튀는 복장은 주변 시선을 끌고, 어김없이 뒷말을 만들어내게 마련이라나? 실제로 화려한 명품으로 휘감고 온 엄마를 보고 다들 속으로‘저 엄마 좀 나서겠구나’했는데, 아닌 게 아니라 맨 먼저 임원을 차지하더라고.

  지내다 보면 회장 엄마 라인(?)에 전략적으로 줄을 대거나 모범생으로 통하는 아이 엄마한테 밀착하려는 부류도 생긴다. 학급 정보도 얻고, 아이들도 친구로 붙여주고 싶은 의도가 아닐까? 억지 접근으로 생긴 부작용 사례를 종종 본 은희 엄마는 충고한다.

  “엄마들끼리 친해져야 아이들 교류도 편해. 너무 속 보이지 않게, 자연스럽게 접근해야지. 평소에 마당발 엄마랑 매너를 지키면서 친분을 쌓아두는 것도 필요해. 아이들 팀 짤 때 자연스런 기회를 얻을 수도 있으니까.”


♣ 내키지 않아도 일단은 동조 모드로

  첫째가 입학하기 일주일 전, 절묘한(?)타이밍에 둘째가 태어나 난감했다던 정아 엄마. 그런데 두어 달 지나니 그때 태어나준 둘째한테 고마움이 절로 들었단다. 가뜩이나 소심한 성격이라 학교 일에 나설 엄두가 나지 않았는데, 둘째 핑계로 떳떳이 빠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둘째가 없었다면 외동딸에, 젊은 전업 엄마다 보니 학교 일에 불려 다니기‘딱’좋은 케이스라나.

  한 전문직 엄마는 물심양면 학교일에 동참할 의향은 있었지만 정작 엄마들과 대면했을 때의 소외감에 충격을 받았다는데. 전업 엄마끼리 친해져 접근 불가 분위기. 그렇다고 ‘나 몰라라’하자니 더 신경 쓰여 열심인 엄마들에게 존경을 표하고, 커피 한잔 정도는 꼭 산다. 불만이 있더라도 일단은 동조의 모드를 지켜야 한다는 게 그녀의 말. 네 번은 꾹 참고, 한 번 정도 불만을 표출하는 게 의견제시에 있어서도 파워를 발휘하더란다. 한 회장 엄마는 자신의 제안에 매번 태클을 거는 총무 엄마를 밉상으로 보던 중, 너무나 착하게(?) 궂은일을 도운 전학생 엄마에게 총무 감투를 바꿔 씌우기까지 했다니까. 못 해낼 일이라면 동생이나 일 핑계가 그나마 눈치를 피하는 길이라니. 엄마들 관계에 멀찌감치 떨어지고 싶은 아웃사이더 맘. 그날을 대비해 늦둥이 둘째라도 가져야 하는 걸까?


취재 : 최유정 리포터


출처 : 내일신문 2008.3.3 33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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