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의이론과 실제
경제 진보, 안보 보수 무당파 소시민의 아고라 참여 - 나는 중도다 !
JTBC 뉴스룸 손석희,
이건희 성매매 의혹 보도에 생색내기
어제 밤, 나는 JTBC 뉴스룸을 진지하게 지켜봐야 했다. 월요일 손석희가 진행하는 뉴스룸에서는 삼성 이건희 성매매 의혹사건에 대하여 어떻게 보도할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모두 알다시피 뉴스룸은 지난 22일 방송에서 이 사건을 ‘인용보도’했다. 솔직히 그건 누가 봐도 영혼 없는 보도였다.
그리고는 손석희는 어제 월요일 뉴스룸 ‘앵거브리핑’에서 이렇게 말했다.
“지난 2주일 동안 저희 뉴스룸은 저널리즘과 관련된 두 번의 고민의 기회를 가졌습니다.
먼저 첫 번째 고민에 대한 얘기는 뉴욕타임즈의 일화로 시작하겠습니다.
…. 중략…
그리고 또 한 가지는… 한국 제일의 대기업 회장의 성매매 의혹. 세간의 관심은 JTBC가 보도하느냐였지요.
저희들이 고민한 것은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그 기업이 어느 기업이고, 그가 누구냐에 있지는 않았습니다.
그동안 뉴스룸은 비록 완벽하진 못했어도 해당 기업에 대한 문제제기성 보도를 힘닿는 한 게을리 하지 않으려 노력해왔습니다.
저희들이 이번 사건을 두고 고민한 것은 단지 뉴스의 가치였습니다.
물론 저희들은 관련 내용을 인용보도해 드렸고, 따라서 해당 뉴스에 대한 가치판단은 보도를 하는 쪽으로 내렸던 셈입니다.
그리고 한편으로 좀 더 생각해 볼 문제도 있습니다.
힘있는 대기업이 그 힘을 가지고 언론사들의 자율성을 침해한다면 그것은 정당하지 않습니다. 사실 삼성이 받고 있는 의심은 바로 그런 것이기도 합니다.
동시에 이 사건을 보도함에 있어서 단지 그것이 힘 있는 대기업 회장의 문제냐, 아니냐를 떠나 무엇이 저널리즘의 본령에 맞느냐를 놓고 고민할 수 있는 자유도 있어야 할 것입니다.
이른바 진영논리에 의해서가 아니라 말입니다.
이상이 저희 뉴스룸이 지난 2주 동안 통과해왔던 문제들입니다.
….중략….
훗날, "JTBC 뉴스가 그렇게 말했으니까…"라는 말을 들으면 참으로 좋겠습니다.
오늘의 앵커브리핑이었습니다.”
그게 다인가? 나는 실망스러웠다.
그래서 오늘 ‘다음’ 인터넷판 뉴스에 다음과 같이 댓글을 남겼다.
“어이구 그러셨세요... 보도 하셨세요? 재벌에 대하여 영혼 없는 보도, 단 한번의 보도 조차도 그렇게 힘겨운 결정이었다면 JTBC 뉴스룸 역시 반쪽짜리라는 말이겠네요. 특종 중의 특종이고 탐사보도 해야 할 중대한 사안임에도 모든 TV언론들이, 그리고 그렇게도 성역은 없다고 떠들던 뉴스룸 마저 침묵내지, 영혼 없는 보도를 하고 있습니다. 손석희씨. 단 한번의 영혼 없는 보도해놓고 생색 너무 내시는 것 아닌가요?”
내 말이 틀리는가?
'뉴스타파'가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이건희 성매매 의혹 사건은 국민기업이라는 삼성그룹이 조직적으로 개입되었다는 명백한 증거가 있는 일이다. 실로 중대한 사안이다. 영향력 있는 TV언론들이 집중포화를 퍼부어야 할 일이건만 공중파 3사는 이틀간 두 세 차례의 짤막한 인용보도로 그쳤고, JTBC를 제외한 나머지 종편3사는 아예 보도 자체를 하지 않았고, JTBC는 단 한차례 영혼 없는 보도만을 하고 그쳤다. 국민은 이 중대한 사건이 중대한 사건인 줄도 모르거나, 그런 일이 있는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손석희는 언론인의 책무를 다한 냥 시체말로 ‘자뻑’에 빠져있다.
내가 손석희로부터 듣고 싶었던 말은 그게 아니었다.
사안의 중대함에도 불구하고 언론들의 형평성 없는 보도행태를 비판하고 자신은 이 일을 집중 보도할 것이라고 했어야 옳다. 그게 진정한 저널리즘의 정신이 아닌가?
홍상수, 김민희 분륜사건과 연예인 성폭행 사건에 대하여는 연일 보도하고 심지어 토크프로그램에서까지 많은 분량으로 떠들고 있으면서 어떻게 국민기업이라는 삼성 이건희 회장의 성매매 의혹 사건과 삼성그룹의 조직적 개입 문제에 침묵내지 영혼없는 보도를 하고 있다는 말인가? 그럼에도 손석희는 ‘우리는 보도했다’며 생색을 내고 있을 뿐이다.
이번 이건희 성매매 의혹 사건에서 언론들이 보여준 행태를 봤을 때 시장권력은 이 나라 권력구조의 최상위에 있음이 확실하다는 것을 느낄 만 하다. 그 괴물의 위험성을 알리는 일에 혼신을 쏟아야 할 언론인이 단 한번의 영혼 없는 ‘인용 보도’를 하고는 “우리 잘했죠?” 라는 식의 생색을 내고 있는 사실에 나는 충격을 받았다.
그럼에도, 여전히 다수는 뉴스룸과 손석희가 대단한 일을 했다고 박수를 친다. 실제론 한 일은 빈약하기 그지 없는 일을 엄청나게 부풀리는 힘을 가진 사람이 ‘손석희’임을 왜 깨닫지 못할까?
아고라에서
아지랭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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