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의이론과 실제
성주 사드 포대 괌·일본과 입지 전략적 조건 다르다
[한겨레] 괌·일본 레이더는 바다 향하고 전방에 민가·마을 없는데,
성주는 5만 밀집 내륙지역
성주 사드 체계 배치로 미·일 MD 촉수·밀도·능력 높아지고 중국 향해 북서진 효과
한국·미국 정부가 주한미군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 체계를 경북 성주군에 배치하겠다고 발표한 이후, 찬·반 양쪽 모두 ‘사드 성주 배치’ 결정의 적절성 여부를 태평양 괌 미군기지 사드 포대, 일본 아오모리현과 교토부 교탄고시 미군 교가미사키 통신소의 엑스밴드 레이더(AN/TPY-2) 기지와 비교하는 경향이 강하다.
괌엔 미국 본토 밖의 유일한 사드 포대가 있고, 일본의 2곳에 배치된 레이더는 사드 체계의 핵심이자 성주에 배치될 예정인 레이더와 같아서다.
사드 배치 찬성 쪽은 괌·일본의 레이더 입지·운영 현황 비교를 통해 ‘성주 사드’의 안전성을 강조하려 한다. 일부 반대 쪽도 일본 레이더 인근 마을 르포를 통해 전자파·소음 유해성을 강조하려 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괌·일본과 성주는 입지 조건이 질적으로 달라 직접 비교가 어렵다고 지적한다.
괌과 일본의 레이더가 바다를 향한 탁 트인 해안에 설치된 반면,
성주는 내륙이다.
괌에는 2013년 4월부터 사드 1개 포대가 운용되고 있는데, 레이더는 바다에 접한 개활지에 설치돼 있다.
전방에 민가가 없다.
일본엔 2006년 6월 아오모리현, 2014년 12월 교가미사키에 요격미사일을 뺀 엑스밴드 레이더만 배치돼 운용되는데, 이 또한 바다를 향하며 전방에 마을이나 민가가 없다.
그런데도 인체 유해성 논란이 끊이지 않자, 일본 방위성은 “레이더와 바다 사이에 중간 차단물이 없다”는 등의 사정을 강조해왔다.
반면 성주군은 4만6509명(2014년 말 기준)이 모여사는 내륙지역이다.
일본 방위성의 자료에 비춰보면, “고도 400m 산 정상에 포대가 설치되므로 안전하다”는 국방부의 설명은 옹색하다.
더 심각한 쟁점은 ‘사드 성주 배치’의 전략적 함의다.
괌에서 북한·중국까지는 3500~4000㎞에 이른다.
사드 레이더의 최대 탐지거리 밖이다.
일본 쪽 레이더도 중국은 산둥반도 정도만 탐지할 수 있다.
그런데 성주에 사드 레이더가 설치되면 사정이 전혀 달라진다.
중국의 서부 연안이 ‘성주 레이더의 최대 탐지거리’에 포함되기 때문이다.
최종건 연세대 교수는 “성주에 배치될 레이더는 일본 2곳의 사드 레이더와 연동돼 운용된다고 봐야 한다”며 “이는 미국의 미사일방어(MD·엠디) 체계의 촉수·밀도·능력이 높아진다는 뜻”이라고 짚었다.
미·일의 엠디가 그만큼 북서진하는 셈이다.
‘성주 사드 배치’ 발표 뒤 중국·러시아 정부가 격하게 반발하는 반면
일본 정부·언론의 반응이 환영 일색인 배경이다.
일본은 2003년 12월 미국 엠디 참여를 선언했다. 더구나 미 국방부 미사일방어국(MDA)은 “사드 체계는 엠디의 핵심 구성 요소”라고 강조해왔다.
“사드 배치는 미국 엠디 참여가 아니다”라거나 “성주 사드 체계는 어떠한 제3국도 지향하지 않을 것”이라는 한국 정부의 해명이 나라 안팎에서 신뢰를 얻지 못하는 이유다.
이제훈 기자 noma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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